098 백일장 모음집 부르며 입으로 해야 할 일을 주문하고 K는 ‘네네, 그럼 요’와 동시에 삐걱이는 몸을 움직여 어르신의 요구를 해 결해 나간다. 오늘 어르신의 첫 서비스 180분은 그렇게 쉼 없이 휘익 K로부터 가버렸다. 어르신은 생애 처음 받 는 돌봄서비스를 화려하게 기억에 남도록 양껏 받고 싶었 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는 한다. 문제는 K의 몸은 하나뿐 이라는 것이고 또 좋은 돌봄으로 8년 넘게 막 써먹은 그 몸도 아침에는 온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마음은 기쁜데도 슬퍼해야 하고 화가 나는데도 헤헤 웃어야 한 다는 것이다. “K, 이제 서비스 끝났어! 이제 이 전쟁터에서 나가야 돼, 나가도 된다구!” K 속의 또 다른 K가 귀를 세게 간질여 쉬게 할 모양으 로 싸움을 건다. 그래도 소용없다. K는 또 다른 K에게 되 레 화를 낸다. “오늘은 돌봄 첫날이니까 늦어질 수밖에 없잖아. 넌, 그것도 이해 못 하니?” 둘은 팍팍 싸우다가 까르르르 웃다가 한다. K는 또 익 숙하지 않은 일터를 이유로 짐짓 부드럽게 스스로 위로 를 한다. ‘K야, 내일은 익숙해질 테니까 오늘은 쫌, 너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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