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백일장 모음집 실바람이 문턱을 넘는다. 따뜻한 기운이 몸에 안기면 심장의 박동이 빨라지고 가 슴이 설렌다. 눈을 감으면 가로수 이팝나무의 하얀 꽃이 떠올려진다. 엄마가 차려주던 밥상 위에 고봉으로 담긴 하얀 쌀밥 같다. 젊은 날 엄마는 혼자 4남매를 감당해야 했다. 약한 어 깨에 얹어진 자식들은 무겁고 버거웠다. 그때부터 돌보 지 않은 몸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가벼워져 간다. 이젠 바람만 불어도 몸이 휘청인다. 혼자서 몸을 지탱할 수도 없으면서 괜찮다고 큰소리 뻥뻥 친다. 몇 해 전, 구순을 바라보는 친정 엄마와 함께 살게 되 었다.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는 엄마의 고집을 꺾어 야 했다. 통증으로 걷지 못하는 다리보다 더 이상은 버 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엄마의 눈앞이 뭐 가 자꾸 어른거려 잘 보이지 않는다고 했을 때만 해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약시로 태어나 평생 안경 을 써왔으니까… 엄마의 밥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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