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모음집

102 백일장 모음집 다. 식구들 먹는 밥상에 숟가락 하나 더 얹어 먹으면 되 는 법은 없다.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밥 한 끼 대접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 않을까. 엄마는 늘 그랬다. 집에 찾아온 사람을 절대 빈 입으로 보내는 일이 없었다. 누구든지 반갑고 고맙다 한다. 집으 로 돌아가려는 사람의 손목을 끌어 기어이 다시 자리에 앉히고 꼭 밥을 먹여 보내야 마음 편해한다. 이젠 당신이 대접할 수 없는 밥이다. 딸도 당신과 같은 마음이라 믿고 싶을 것이다. 우리 집에 누구라도 들어서 면 딸의 눈치를 살피다 밥상이 차려지는 소리가 들리면 당신의 얼굴에 가득하던 주름이 펴지고 입가엔 합죽한 미소가 번진다. 나는 매일 기다리는 사람이 생겼다. 요양사님이다. 엄 마도 무척이나 기다린다. 엄마는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 을 때 밥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엄마의 지극한 밥 대접 에 요양사님은 손사래를 친다. “어르신 식사만 챙겨드려야지 함께 먹어서는 안 된다 고 교육받았어요.” 요양사님의 말에 엄마는 센터로 전화 걸어 환자와 함 께 밥 먹도록 허락을 받아낸다고 하신다. 그 덕분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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