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에겐 황금시간이 주어졌다. 두 분이 함께 점심식사를 하 니 걱정 않고 친구도 만나고, 짧은 시간이지만 취미생활 을 갖게 되었다. 두 해 전 봄. 대구는 코로나의 온상지처럼 매일 뉴스를 점령했다. 거리두기가 시작되자, 우리 집도 사람들의 발 길이 뚝 끊어졌다. 기저 질환도 있고, 몸도 쇠약한 90의 노인을 위한 조치였다. 나는 엄마 모시는 게 뭐 별거 있냐며 큰소리쳤지만, 사 실은 혼자만의 몫이 힘에 부친다. 코로나가 심해지니 엄 마가 헛기침만 해도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당신도 해 야 할 일도 없고 찾아오는 이도 없으니 하루하루를 살 아내기 위해 애를 쓴다. 골목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세운다. 맏아들의 발소리인지, 손주의 목소리인가 목을 쭉 뺀다. 오전 동안 도란도란 엄마 귀에 속닥이고 속삭이 던 요양사님도 집으로 오지 못하게 되었다. 예전의 무덤 덤하고 소소한 일상이 그리울 뿐이다. 의사의 말대로 엄마의 눈은 점점 보이지 않게 되어 가 는 듯하다. 화장실을 가면서도 침대 모서리에 받혀서 몸 의 이곳저곳이 멍이 든다. 하루 종일 침대에 멍하니 앉 아 라디오의 진행자가 쉼 없이 전하는 세상 이야기를 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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