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백일장 모음집 다 간간이 꽃소식을 듣는다. 보아주는 이 없이 매화가 피 었다 졌다고 한다. 개나리꽃이 피고 목련꽃도 어느 틈에 지고 있단다. 머릿속에 피고 지는 꽃들을 언제 볼 수 있 을까. 코로나가 곧 끝날 것 같다는 딸의 말을 당신도 믿 고 싶을 것이다. 그때는 꽃구경을 갈 수 있다는 말에 참을 수 없는 하루하루의 갑갑함도 애써 견디어 낸다. 창가에 덩그러니 앉아 햇살로 쳐진 어깨를 혼자서 다독인다. 그날, 눈부신 햇살이 창을 뚫고 들어왔다. 아무도 찾 아올 수 없는 집에, 닫힌 창문 틈으로 따뜻한 기운이 스 며든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마음이 설렌다. 용기를 낸다. 창고에 있는 휠체어를 꺼내 승용차의 트렁크에 실었다. 늘어져 있는 엄마의 몸에 외투를 걸쳐드리니 무슨 일인 가 하고 의아해하다 밖으로 나갈 것 같은 분주함에 입 가에는 미소가 번진다. 공부하던 딸은 내 마음을 진즉부 터 알았던 것처럼 따라나섰다. “엄마, 사람 없는 시간에 할머니 꽃구경시켜 드려요.” 딸과 나는 마음이 잘 맞았다. 한적한 공원으로 가는 길을 암호를 해독하듯 운전해 간다. 가로수 이팝나무는 어느새 눈이 내려앉은 것처럼 피고 있다. 승용차의 창문을 내리니 초록의 싱그러운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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