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 백일장 모음집 자가 또 어디 있어요? 자식복 있어 참말로 부럽소.”라고 하지만 그 말을 들으면 왠지 가슴이 뜨끔한다. 동네에서 는 효자 아들로 소문났지만 과거를 떠올리면 아직도 키워 준 은혜를 다 갚으려면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내가 사람 된 건 대학 입학식 때부터였다. 그 전까지 참 막 살았던 인생이었다. 우리 부모님은 40년 전 시골 장터 안에 있는 작은 구멍가게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하 셨다. 요즘은 편의점이라고 부르지만, 그 시절에는 껌이 나 과자 음료수를 파는 작은 가게를 구멍가게라고 불렀 다. 8평밖에 되지 않는 작은 구멍가게 구석에는 여름에 는 천장에 물이 새고 겨울에는 바람이 숭숭 들이칠 정도 로 허름한 문짝을 가진 쪽방이 있었는데 거기서 우리 부 모님과 나와 동생, 네 식구가 먹고 자고 생활했다. 부모님은 항상 그런 환경에 우리 남매한테 많이 미안 해하셨지만 나는 그런 집에서 산다는 것이 너무 부끄럽 고 화가 났다. “우리 집은 왜 이리 가난하냐?”라고 대들 기도 많이 대들었고 “애들한테 창피해서 여기서 살기 싫 다”라는 해서는 안 될 소리까지 서슴없이 했고 가출도 여러 차례했다. 학교에서 가난하다고 놀리는 친구가 있 으면 대판 싸워서 교무실에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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