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 백일장 모음집 지금도 그날의 일을 잊을 수가 없다. 10여 년간의 회사 생활을 접고 남편 따라 광명에서 번동으로 이사를 왔다. 실업 급여를 타면서 거의 1년을 쉬고 있었다. 생소한 동 네이고 매일같이 바쁘게 뛰어다니다가 막상 손을 놓고 쉬고 있으니 무기력하기 시작하더니 우울증 증상도 나 타났다. 내가 이러고 있다간 큰일 나겠다 싶어서 도전한 것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이다.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씩씩하게 첫 출근을 한 날은 마침 목욕날이었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준비를 하고 시 트 담당, 목욕 담당, 기저귀 케어 담당 등 나눠서 일을 진행했다. 정신이 하나도 없고 얼굴에선 땀이 흘러내리 고 눈이 따가워서 몰래 눈을 닦으면서 보조를 맞추려 노 력했다. 이렇게 하루를 간신히 마치고 퇴근 시간이 가까 워 왔을 무렵 남편한테서 전화가 왔다. 어때? 할 만해? 그때부터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뭐가 그렇 게 서러웠는지… 내가 어쩌다가 여기까지 와서 이런 일 을 해야 하나…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할 때까지 눈물이 돌봄의 희로애락 안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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