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 백일장 모음집 그 마음이 고마우면서도 엄마를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 었다. 일단 엄마가 불편했고, 미웠다. 우리 형편이 넉넉하 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몸이 불편한 환자를 돌보는 일이 절대 녹록치 않을 것임을 잘 알기에 무척 고민이 됐다. 딱딱하게 굳은 내 마음을 돌려세운 건 남편이었다. 비록 아픈 상처가 있어도, 자라나는 동안 엄마에게 받았 던 사랑을 생각해서 조금이라도 되돌려드리라는 것이었 다. 결국 우리는 엄마를 집으로 모셔오게 됐다. 나는 파 트타임 일자리를 관두고 전적으로 엄마를 돌보기 시작했 다. 침대에 누워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엄마의 수발 을 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몸이 불편한 엄마 에게 뭘 어떻게 해줘야 편하게 느낄지 알 수 없어 혼란스 러웠고, 혼자서는 거동이 안 되는 엄마를 사사건건 챙겨 주다 보니 초저녁만 되면 온몸이 파김치가 돼버렸다. 그렇다 보니 내 얼굴은 늘 딱딱하게 굳어 있었고, 하루 하루 한숨만 늘어갔다. 짜증이 날 때는 내가 왜 엄마를 돌봐야 하는지 이유를 찾을 수 없어 나도 모르게 엄마 에게 퉁명스럽게 대했다. 반면 남편과 아이들에게는 아 내와 엄마로서의 역할에 너무 소홀한 것 같아 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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