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모음집

191 돌보는 보호자가 행복해야 돌봄을 받는 환자도 행복할 수 있는데, 엄마 옆에서 나는 행복하지도 여유롭지도 못 했다. 남편과 아이들은 엄마에게 웃으며 말을 걸고 도움도 주는데, 나는 그렇질 못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잘 알 면서도 누워 있는 엄마에게 짜증을 낸 적도 여러 번이었 다. 엄마 역시 감정이 안 좋았는지 내 앞에서는 밥도 잘 먹지 않았고, 말도 거의 하지 않았다. 여러 상황들로 인해 혼란스러운 와중에 가까운 지인 으로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집안 에 누군가가 아프면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고 해도 돌 보는 게 결코 쉽지 않기에, 나라에서 보호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원해주는 제도였다. 치매가 있거나, 노인 성 질환이 있는 만 65세 이상의 노인이 대상이라고 했다. 어쩌면 엄마도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인 의 말에 한 가닥 희망을 품고 등급 신청을 해보았는데, 얼마 후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전 달받게 되었다. 엄마에게 더 나은 돌봄을 제공할 수 있 게 됐다는 생각에 나는 뛸 듯이 기뻤다. 그로부터 얼마 후 요양보호사가 집으로 찾아왔다. 50대 후반의 서글서글한 눈웃음과 푸근한 인상을 지닌 분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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