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모음집

192 백일장 모음집 다. 요양보호사가 오신 후부터 엄마와 나의 날선 일상이 서서히 변화되어갔다. 요양보호사는 누워만 있어 굳어진 엄마의 몸을 스트레칭으로 풀어주었고, 현 상황에 우울 감이 깊어지지 않도록 과거 다른 어르신들을 돌보았던 얘기들을 들려주면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마음속에 심어 주었다. 요양보호사는 내가 미처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산책 도 시켜주었다. 엄마는 요양보호사의 몸에 기대어 힘들 지만 한 걸음씩 발을 내딛으며 바깥세상을 구경할 수 있 었다. 보호자인 나에게도, 환자인 엄마에게도 요양보호 사의 돌봄은 일종의 돌파구와 같았다. 요양보호사가 우 리 집에 오게 된 이후로 온통 우중충하고 무채색이던 집 안 분위기가 화사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우리 집에 오는 요양보호사는 참 따뜻한 분이었다. 엄 마를 친언니처럼 따르며 살갑게 대해주었다. 그리고 좋 은 관계는 좋은 돌봄으로 이어졌다. 딸인 나보다 엄마의 마음을 더 잘 헤아려주고, 불편한 부분을 알아서 해결 해주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몸이 아픈 엄마가 낯선 딸의 집에 와서 느꼈을 정서적 고립감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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