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 딸인 나도 엄마를 돌보는 것이 힘든데, 어쩌면 저리도 섬세하게 돌봐주실 수 있는 걸까. 요양보호사를 보면서 자식이지만 마음을 다해 돌보지 못했던 나의 지난 행동 들을 자연스럽게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되었다. 그 후 요 양보호사가 이것저것 엄마를 돌보는 요령들을 알려주어 서 전처럼 허둥지둥대는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그동안 혼자서 많이 힘들었었는데, 요양보호사 덕분에 이젠 남편 과 아이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한결 덜어낼 수 있었다. 하루는 내가 요양보호사께 “정말 대단하세요! 솔직히 전 엄마를 돌보면서 짜증도 많이 나고 정말 지쳤었거든 요~ 그렇게 일을 하시면 너무 힘들지 않으세요?”라고 물 었다. 그러자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그런데 꼭 필요한 일이잖아요. 돌봄은 마음의 행복을 살찌우는 일 이에요. 그래서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진짜 내 가족을 돌 본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는 거예요.”라는 답변이 돌아 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때부터 나는 요양보호사를 마치 이모처럼 따르게 되 었다. 요양보호사는 엄마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갈등과 거리감도 천천히 좁혀주었다. 비록 과거의 앙금이 아직 마음속에 남아 있어 때때로 감정이 요동치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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