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모음집

019 10월 10일 토요일 일주일에 하루, 단 3시간만 뵐 수 있는 어르신 댁에 출 근한 지 4번째 되는 날이다. 오늘은 어떤 유쾌한 이야기 를 들려주실까? 난 토요일이 은근히 기대된다. 내가 찾아뵙는 어르신은 작은 체구에 한 번 들으면 절 대 잊혀지지 않는 예쁜 이름을 가지신 분이다. 허리가 불 편하신 어르신은 식사 시간과 화장실 이동 외에는 줄곧 침대에 누워 생활하신다. 청소와 설거지를 마치면 어르신의 침상 옆에 앉아 다 리를 주물러 드리며 어르신의 지난 세월의 이야기를 들 어드린다. 어르신이 시집와서 겪으신 일, 형제자매 이야 기, 군대에서 운명을 달리한 작은오빠의 슬픈 이야기, 추 석 때 자녀분들이 찾아와서 너무나 기뻤던 이야기들……. 즐거운 이야기의 끝에는 늘 “내가 89세야. 너무 오래 살았어. 금년은 넘기지 말아야 하는데… 꼬라지가 이러 니 자식들한테도 짐이고. 갑자기 허리가 아프니깐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아. 귀도 너무 커서 남들이 나보고 오 따뜻한 3시간 박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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