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모음집

215 것처럼 대했다. 그이의 소원이 하나 있었다. 화장실에 가 서 볼일을 보는 것! 내가 갔을 때 그이의 가족과 함께 그 무거운 몸을 들어 화장실로 옮겼다.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시원하게 볼일을 봐서 좋다고 했다. 가족 돌봄을 하는 이들 중에는 요양 보호사로 일해서 받는 수당과 노인의 노령연금과 형제자매들이 수고비로 주는 돈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노인이 자신의 경제 적인 수단이 되어버린다. 그리 해서라도 함께 살아가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돌봄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노 인과 그 노인을 자신의 생계 수단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관계일지라도 서로를 간절하게 필요로 한다. 경제적인 이유로 돌본다고 해서 돌보는 사람에게 누적된 피로와 사회적인 고립감, 우울함이 없는 것이 아니다. 제각각의 사정과 사연이 있지만 돌보는 사람의 심신 건강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영유아, 환자, 장 애인, 노인 등 약자를 돌보는 것은 몸과 마음이 더 건강 하고 건전해야 해낼 수 있는 일이다. 건강하고 건전한 마 음으로 기꺼이 시작하더라도 우울한 상황에서 힘들게 계속 돌보다 보면 무너지기 쉽다. 참고 있던 감정을 약자 를 향해 폭력으로 쏟아낼 수도 있고, 가끔 접하는 기사

RkJQdWJsaXNoZXIy MTMyNzcx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