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모음집

221 급실로 향했다. 또 하루는 보행기를 밀고 밖에 나갔다가 넘어져서 119로 어느 병원 응급실에 갔다며, 근무 중에 연락을 받았다. 급히 가 봤더니 하얀 파마머리의 엄마가 죽은 듯 눈을 감고 누워 있었다. 깜짝 놀라 상황을 파악 하고 검사를 해보니 요추에 금이 갔다 하여 수술하고 입 원을 했다. 또 한번은 누가 찾아왔는데 집 안에 엄마가 있어도 못 일어나 문도 열어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사 중인 사다리차를 부탁해 어렵게 집 안으로 들어간 적도 있었다.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까, 엄마는 몸이 불 편할 뿐 정신은 멀쩡해서 전화라도 할 수 있어 감사하다 고 했다. 엄마의 그 말이 비수가 되어 내 심장을 찔렀다. ‘감사’라는 말에는 겸손한 비수가 숨어 있어 나는 움찔 거릴 수밖에 없었다. 날카로운 그 비수에 찔려 아파하면 서도 애써 보지 않으려고 했다. 엄마는 아픈 몸으로 얼 마나 더 비참했을까 싶은 생각도 그때는 하지 못했다. 오늘은 치매로 요양병원에 있는 시누에게 다녀왔다. 찾아올 자식도 없는 시누는 전화 통화조차 불가능했다. 시누는 오로지 동생만 기억하고 있었다. 대화라고는 “고 마워! 보고 싶었어, 잉잉.” 그 말만 연발하면서 “또 와!” 라는 말과 함께 본능적으로 손을 흔들었다. 시누의 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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