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9 어르신의 방문을 열고 들어서면 낡은 전등 불빛으로 가득 차 있다 방 안 구석마다 외로움이 쌓이고 집 떠난 자식들을 항한 그리움이 천정에 빼곡히 펼쳐져 있다 빛바랜 책갈피 속에 꽂아둔 꽃잎 속에서 고운 추억이 하나씩 바스러져 가고 주름진 눈가에 눈물이 어린다 어르신을 보고 있으면 가만히 가슴 한 편이 아려온다 아서라 아린 가슴일랑 추스려 넣자 서둘러 사랑의 기름을 가득 채우고 따뜻한 마음으로 심지를 세워 돌봄의 등불을 켜다 김정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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