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9 오시는 부모님을 기다리다 잠들었던 시기의 기억. 그리 고 옆집 뚱땡이 할머니. 내게 뚱땡이 할머니는 괴팍하고 무섭고 지나치게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어른이었지만 생각해보면 가끔씩 이리저리 싸주시던 반찬, 옷이 더럽 다며 새 옷으로 갈아입혀주며 때론 호통을 치며 잘못된 행동을 고쳐주시기도 하고 생각해보면 뚱땡이 할머니는 나름대로 우리를 돌봐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10년의 시간이 흘러, 대학생이 되어 집에 갔을 때 뚱땡이 할머니가 많이 아프다는 소리를 들었다. 당뇨 합볍증으로 앞이 잘 안 보이시고 그런다고 엄마가 걱정하 시는데 간호인을 당장 구할 수 없어 걱정이라고 하셨다. 돈이 적어 할 사람이 없다고 말이다. 그래서 문득 내가 생각 없이(생각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툭) “내 가 해볼까”라고 말했다. “네가?” 엄마는 엄청 황당하다는 식으로 말했다. “너 혼자 씻기도 귀찮아 하는 네가 무슨 남을 건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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