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모음집

050 백일장 모음집 “아니 새로 사람 구하기 전에 그 텀이라도 내가 봐주면 된다는 말이지” “됐다. 너 행여 이상한 소리하면 혼난다.” 엄마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가셨지만 나는 문득 ‘안 될 건 뭐람’ 하며 중얼거렸다. 그날 오후, 집 앞 평상에 앉아 모기를 쫓으며 책을 읽 고 있는데 옆집 뚱땡이 할머니네 아저씨가 문을 닫으면 서 자물쇠를 걸어 잠그시는 게 아닌가. “저기요” 아저씨가 문에 자물쇠를 걸고 열쇠를 돌리며 나를 쳐 다본다. “왜? 무슨 용무라도 있는 게냐?” “아, 저기 안에 사람 있지 않나요?” “혹시 누군가 들어가서 나쁜 일이 생길까 봐 그렇지. 세상이 하도 흉흉해서” 아저씨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며 말씀하셨다. “그럼 문 잠그지 말아주세요.” “그럼 어떡하라고?” “제가 잠시 돌봐드릴게요. 방학 중이라 학교 가지 않아 도 되고 옆에서 책 읽으며 할머니 말벗이 되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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