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모음집

070 백일장 모음집 도다리쑥국을 대접해드렸더니 민경준 할머니는 봄이 되었다 할머니의 눈썹에 고드름이 녹고 할머니의 귓가에 진달래가 피었다 할머니는 봄이 오랜 친구 같다 하셨다 잘 익은 수박 한 통 전해드렸더니 한정윤 할아버지는 여름이 되었다 할아버지의 손바닥에 원두막이 지어지고 할아버지의 눈동자에 수평선이 들어왔다 할아버지는 여름엔 게을러져도 괜찮다 하셨다 직접 주운 도토리로 묵을 쒀드렸더니 김재선 할머니는 가을이 되었다 할머니의 손톱에 감물이 들고 할머니의 머리카락에 갈대가 빛났다 할머니는 가을엔 모든 것이 고맙다 하셨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한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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