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9 는 아버지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다. 평생 동안 집 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며 자식들의 뒷바라지만 하다가 조 용히 눈 감은 어머니 때문이기도 했고, 우리가 아버지와 이렇다 할 좋은 추억이나 정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아버지는 당뇨약과 심장약을 복용하고 있었고, 폐 질 환 때문에 기침도 끊이질 않았었다. 어딘가 모르게 거동 도 불편해 보였는데, 몇 해 전 겪은 경미한 뇌졸중 때문 이라고 했다. 마음에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자식 된 입 장에서 병든 부모를 내칠 수도 없어, 하는 수 없이 5남매 가 두 달씩 돌아가며 모시기로 했다. 아버지와 함께 사는 두 달은 마치 1년처럼 길게 느껴졌 다. 고집 세고 까탈스러운 성격도 마음에 안 들었고, 아 버지를 보면 평생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떠올 라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젊었을 적 성 격을 고치지 못한 아버지는 자식들의 집을 옮겨 다닐 때 마다 갖은 풍파를 일으켰다. 그러다 아버지에게 다시 한 번 뇌졸중이 찾아왔고, 그 일로 몸의 좌측이 마비돼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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