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모음집

081 그 요양보호사는 퇴근할 때가 되면 그날 아버지의 상 태나 기분을 꼼꼼히 살펴서 얘기해 주시곤 했다. 비록 어머니를 고통에 빠트린 아버지를 용서할 수는 없었지 만, 곁에서 아버지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으로 감사한 일이었다. 그 요양보호 사는 아버지의 진심을 우리들에게 대신 전해주시기도 했다. 요양보호사분의 노력으로 우리 형제들은 아버지 와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그 덕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마음에서 큰 짐을 덜어낼 수 있었다. 아버지가 떠나신 후 막냇동생은 “돌봄 노동자들은 어 르신들은 물론이고, 그 가족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숭고한 일을 하는 사람들인 것 같아.”라고 소회를 밝혔 다. 나중에라도 기회가 된다면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 는 어르신들을 꼭 돌보고 싶다고 내게 여러 차례 말했었 다. 그렇게 오랜 세월 생각만 해오다가, 은퇴 후 적지 않 은 나이에 요양보호사에 도전해 합격을 한 것이었다. 동생은 상당히 열정적으로 일을 했다.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는 어르신들에게 가족의 정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식사 케어는 물론이고, 목욕을 시켜 드리 고, 대소변을 받아내는 등 쉽지 않은 일을 하면서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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