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모음집

082 백일장 모음집 신을 믿고 의지하는 어르신과 그 가족들을 보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어르신의 상태가 조금이라도 회복되는 모습을 볼 때면 ‘내가 좋은 돌봄을 하고 있구나. 세상에서 참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뿌듯해했다. 반대로 상 태가 안 좋아지시거나, 갑자기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하고 돌아가시면 오랜 시간 두고두고 마음 아파했다. 아마도 돌봄 어르신들을 어머니나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진심을 다했던 것 같다. 특히 과거 아버지를 돌봐주던 요양보호 사로부터 받은 따뜻한 온기가 지금 요양보호사가 된 동 생을 지탱해 주는 원천이 돼주는 것 같았다. 그러다 얼마 전 동생은 우리 가족과 흡사한 가정에서 돌봄 노동을 하게 되었다. 동생이 담당하게 된 돌봄 어 르신은 보호자인 자식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20년간 자식들과 연락을 끊고 지내오다가 병을 얻어 큰딸 곁으 로 돌아왔던 것이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어르신을 직접 돌보는 게 육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자식들이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해 동생이 그 역할을 맡게 되었다. 동생의 말에 따르면 어르신의 보호자들은 요양보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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