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모음집

083 인 동생에게는 친절했지만, 어르신에게는 무척 냉정하고 매몰차게 행동했다고 한다. 이에 거동은 불편했지만 인 지가 확실했던 어르신은 남몰래 눈물지으며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것 같다고 미안해하셨다. 그 모습을 지켜본 동생은 오래전 아버지를 돌봐주었던 요양보호사가 그랬 듯, 어르신과 보호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감정의 간극을 좁혀주고 싶어 했다. 그래서 어르신을 더 극진히 보살펴드 렸고, 어르신의 자식들과도 틈틈이 많은 대화를 나눴다. 하루는 동생이 상기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어 르신을 돌보는 와중에 보호자가 다가와 “선생님. 고맙습 니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선생님도 우리 엄마를 이렇게 살뜰히 보살펴주는데, 저도 이제 엄마에게 좀 더 관심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해줘 마치 제 일처럼 행 복하다고 했다. 어떤 상황에서든 진심은 통한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였다. 오래전 요양보호사가 아버지와 우리들에게 건네주었 던 온기를 잊지 않고, 지금 요양보호사가 되어 의미 있 는 일들을 이뤄내고 있는 동생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 다. 동생은 좋은 돌봄을 제공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사계 절을 묵묵히 임하고 있다. 몇 번의 사계절이 지나고 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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