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9 절망의 한가운데에서 희망의 봄은 피어났다. 예고 없 이 찾아온 불행에 마음 가누기가 쉽지 않던 그때, 장인 어른의 일상에 봄을 찾아준 건 다름 아닌 요양보호사였 다. 장모님과 사별을 한 후 장인어른은 줄곧 혼자 지내 셨다. 걱정이 된 나와 아내가 함께 살자고 권해도 늙어서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진 않다며 딱 잘라 거절하시곤 했다. 대신 인생의 반려자를 잃은 슬픔을 농사일로 달래 셨다.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일을 손에서 놓지 않을 수 있었던 건 그만큼 건강 관리를 잘 해오신 영향이 크다. 하지만 악몽은 예기치 못한 순간에 폭풍처럼 찾아왔다. 어느 날, 장인어른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로 실 려갔다는 동네 아주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동네 아주머 니가 쓰러진 장인어른을 보고 재빨리 구급차를 불러준 덕에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다고 했다. 조금만 더 방치 되었더라면 목숨까지 위험했을 거라는 말에 가슴을 쓸 어내렸다. 차후에 경제적으로 좀 넉넉해지면 혼자 계시 는 장인어른께 신경을 더 써야겠다고 마음먹어왔는데, 희망의 봄이 피어나다 최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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