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소식지 2024 Vol.11

6.조담호 사랑하는 하나뿐인 아들, 아기담호에게 담호야, 엄마는 여전히 너의 이름만 떠올려도 가슴이 아프다. 매일 아침 눈뜨는 게 괴롭고 조용한 밤이 오는 게 두렵기만 해.. 2월이 되니 담호가 떠나던 날의 그 공기가 느껴져서 창문을 열기조차 겁이 나.. 이번 주 일요일은 너의 첫 기일인데 널 위해 무엇을 어찌해줘야 할까... 담호가 좋아하던 엄마 붕붕이에 놀러 오진 않을까 싶어서 담호가 좋아하던 루피, 장난감 항상 태우고 다니고 매일 “담호야..” 부르며 혼잣말을 하곤 해... 우렁찬 울음소리로 건강하게 태어났고, 다른 친구들보다 성장도 빠르던 우리 담호가 왜 그렇게 아팠을까, 우리에게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세상이 너무도 원망스러워.. 돌잔치 때 연필 잡은 우리 담호, 엄마가 반대쪽 손에 실도 쥐여줄걸.. 그랬다면 건강했을까 싶어 후회가 된다... 우리 담호 많이 아팠지...? 엄마가 담호 아픈 걸 조금 더 일찍 알아차렸어야 했었는데.. 엄마 자격도 없지... 응급실만 보여도 겁에 질려 소리치고, 병실에서는 발소리조차 무서워했었지.. 차가운 수술실, 중환자실에서 모든 걸 혼자 감당해 내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의 전부를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내 보물 우리 담호.. 엄마는 수술부터 주사, 항암약, 담호가 아프고 힘든 건 무엇이든 대신해주고 싶었어.. 담호와 엄마의 삶을 바꿀 수만 있다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바꿨을 거야.. 귀하고 귀한 우리 담호를 정성껏 돌보았어야 했는데.. 엄마가 많이 안아주고 맛있는 밥도 더 만들어주고 잘 놀아줬어야 했는데 처음이라 잘 모르고 서툴렀어.. 엄마가 모든 게 미안하고 잘못했어... 담호가 좋아하는 붕붕이, 장난감, 예쁜 옷, 신발, 더 많이 사줄걸..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머나먼 길을 떠날 때 혼자 얼마나 무서웠을까.. 떠나기 전날 눈 뜰 힘조차 없으면서 너를 안고 울던 엄마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지.. 착한담호.. 그 손길이 너무도 그립다.. 담호냄새, 웃는 얼굴, 목소리 모든 게 보고 싶어... 담호야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조금도 아프지 말아야해.. 좋아하는 빵, 스타벅스 주스, 사탕도 많이 먹고, 친구들과 담순이랑 마음껏 뛰어 놀으렴.. 3년도 채 안 되는 너무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엄마의 아들로 와줘서, 행복을 선물해 줘서 고마웠어.. 담호는 아파도 가족들에게 항상 웃어주었는데 우리는 잘해준 게 너무 없네.. 엄마가 건강하게 길러주지 못하고.. 아프게만 하고 지켜주지도 못한 못난 엄마라서 미안해.. 너를 잃고 죄인이나 다름없는데 이렇게 엄마만 살아가고 있어서 미안하고 또 미안해.. 하나뿐인 내 아가, 우리 아기 담호.. 한 번만이라도 손잡고 안아보고 싶다.. 1분 만이라도 보고 싶다.. 오늘은 엄마 꿈에 놀러 와주라... 담호야 엄마랑 어떻게든 꼭 다시 만나자.. 사랑해 우리 담호... 24.02.19 –엄마가찾아뵙고 인사드렸어야 하나 상황이 여의치 못하여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저희 담호를 처음부터 끝까지 최선을 다해 진료해 주신 김경현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교수님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4A, 7B, 낮병동 선생님들, 그리고 이렇게 담호를 기억해 주시고 편지 남길 기회를 만들어주신 꿈틀꽃씨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담호엄마 올림5. 신형준 ["형준이 수고했어"] 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들 엄마아들, 아빠아들 우리 아들이 별이 되었네 항상 쉬지 않고 말 많던 우리 아들 계속 귓가에는 종알종알 질문을 퍼붓는 네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구나 우리 아들 2001년 천사같이 엄마 품에 와 주었어 엄마, 아빠는 너무 기쁘고 감사했어. 네가 우리를 엄마아빠로 택해 주어서 하루하루 우리 세 사람은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지 아마 네가 없었다면 행복을 느낄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너도 엄마아빠와 살며 행복했는지 최선을 다해 많은 걸 해주고 싶었지만 널 아프게만 해서 항상 미안했다 그래도 엄마아빠를 잘 따라와 주고 함께해 주어서 많은 추억을 주어서 고맙다. 성가정을 이루고 싶은 꿈을 이루던 너의 세례식 날 유난히도 작은 형준이가 마르티노가 되던 날 잊기 어렵고 가방을 메면 뒤로 넘어갈 것 같은 초등학교 입학, 뚜벅뚜벅 걸어서 첫 영성체하던 날, 17년 교육과정을 다 마치고 마지막 졸업인 나래 학교 졸업하던 날 엄마아빠는 제일 감동과 감격 그리고 너무 대견했다 그런 네가 이제 주님의 품으로 진짜 천사가 되어서 가는구나 엄마는 빨리 따라와야 돼, 나 무서워하며 두려움에 엄마엄마 부르던 네 목소리 녹음이라도 해 둘걸 네 목소리가 안 들리면 엄마는 불안한데 우리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드라이브 아들이 내비게이션이 되어 다니던 드라이브 한강 다리들, 지하철, 도로, 매일 하던 닌텐도, 매일 마시던 블루레몬, 그리고 아기 때부터 쓰던 애착이불, 주일이면 성당 가야지 하면서 오던 성당 너를 떠올리게 하는 이 모든 것 정말 그리울 것 같다 너의 마지막 모습이 더 그리울 것 같아서 미칠 것 같구나 자기 스스로에게 “형준이 수고했어” 말하곤 잠들어 버린 우리 천사 그래 우리 형준이 정말 수고 많았다 이제 하늘에서 아프지 않고 뛰어다니고 즐겁게 지내 그리고 하늘에서 엄마 지켜봐 줘 별이 된 우리 아들 형준이 천사가 된 마르티노 사랑하는 우리 아들 엄마, 아빠는 너만 사랑해 언제 어디에 있든 함께 있어 사랑한다 잘가 그리고 또 만나자 너무 보고 싶다 36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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